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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없이 무조건 사랑하기(2) - 어떻게?

웰빙팡팡 2021. 12. 31. 10:48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판단 없이 무조건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12.30 - [내면아이 알아가기] - 판단 없이 무조건 사랑하기(1) - 멍멍이의 사랑

 

판단 없이 무조건 사랑하기(1) - 멍멍이의 사랑

무조건적으로 내면아이를 사랑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말 그대로 '아무런 조건도 걸지 않고' 사랑을 준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사랑이 내면아이가 느끼고 행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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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흔히 좌뇌형 사회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도록 사람들을 교육하는 사회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세상에 태어난 그날부터 모든 것을 판단하도록 교육받습니다. 일단 나쁘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마음을 열고 배우게 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이 바로 문제이죠. 

 

 

우리의 판단은 내면아이의 감정과 믿음을 깨닫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나쁘거나 옳지 않다고 판단한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각, 느낌, 신념을 부끄러워하게 되면 자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가를 알기 힘들게 됩니다. 자아는 이미 우리가 기본적으로 악한 존재들이라고 믿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나쁘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그 판단이 정말 사실인가요?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이며 때로는 두려움에 빠질 수도 있고, 재치도 있지만 따분한 사람일 수도 있죠. 열정적이면서도 냉담할 수 있으며, 수용적이면서도 오만하기도 합니다. 나는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이며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은 '받아들일 만합니다'. 내면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내면아이가 화를 낼 때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그 아이를 사랑할 수 있나요? 그러한 감정을 배우고자 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아가 있다고 해서 부끄러워하거나 스스로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자아를 없애려고 애쓰지도 마세요. 그래 봤자 내면의 갈등만 더 심해질 뿐입니다. 내면아이를 무조건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의 자아, 즉 사랑 없는 내면어른과 사랑받지 못한 내면아이까지도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자아뿐입니다. 더 높은 자기는 결코 수치심을 자극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어려서부터 '예민하다'라는 말이 듣기 싫었습니다. 되게 까다롭고 이기적여서 남에게 피해만 주는 사람인 것 같았거든요. 그보다는 낙천적이고 쿨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했고 또 스스로를 그런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남들로부터 "너는 좀 예민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종종 있었고 그럴 때마다 정말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울음까지 터트리곤 했습니다. 믿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도리어 나를 예민하다고 말한 사람을 헐뜯었죠. 그러나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고 심리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면서 저는 저의 '예민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회는 '예민한 사람'에 대해서 좋지 않은 판단을 내리곤 합니다. 마치 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부류처럼 말이죠. 하지만 저는 저의 '예민함'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은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예민하지만 이 사회에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사는 법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예민함'을 사랑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예전보다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게 되었죠.

 

 

 

 

내면아이를 무조건 사랑한다는 것은 그 아이를 진심으로 키우는 법을 배운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내면어른이 내면아이를 잘 키우는 비결은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 진실이 듣기 괴로울 때라도 그래야 합니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내면아이에게 부모의 애정 없는 행동을 거짓으로 감싸고 변명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그 아이가 사랑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애정 어린 처사이죠. 그다음에는 지난 일을 가슴 아파할 시간을 허락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양육입니다. 내면아이가 오랜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기까지 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오은영 박사님은 이런 극복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까지 말하셨죠. 그러나 사랑으로 양육하는 내면어른은 내면아이에게 이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맙시다. 다만 나에게 지금 이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스스로를 잘 다독여 주자고요.

 

 

내면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양질의 육아서를 많이 읽고 실제 아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그 내용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주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녀, 그리고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관찰하고 바람직한 역할 모델을 찾는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의 내면아이를 사랑으로 재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들을 요약한 것입니다.

 

 

1.  내면아이의 감정을 배우고 이 아이를 기쁘게 해 주겠다고 다짐하세요.

2.  괴롭고 힘든 감정을 모두 찾아내고 그 속에 있는 잘못된 믿음들을 파악해서 진실을 말해주세요.

3.  내면아이의 분노, 두려움, 고통, 흥분, 열정, 성취를 판단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말아 주세요.

4.  그 아이에게 "잘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내면아이의 감정과 행동에는 항상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5.  내면아이가 과거와 현재로 인해 고통스러운 감정을 맛볼 때 사랑과 공감으로 함께해주세요. 혼자가 힘들다면 애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태도를 관찰해보세요.

 

 

내면아이를 판단없이 무조건 사랑하는 것은 방치하는 것도 아니고 그 아이의 욕구, 욕망을 위해 지나치게 떠받드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사랑과 공감으로 함께하면서 잘못된 신념은 바로잡아 진실을 가르쳐주어서 그 아이가 기쁨, 열정, 생기를 경험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에게 '행동'이 필요하고 '실천'이 필요합니다. 내면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머릿속으로 끙끙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평생 내면아이를 사랑하지 않은 채 살아왔기 때문에 사랑을 주지 않는 데 더 익숙합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다짐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이 행동으로 먼저 시작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