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도서관/내면아이 알아가기

사랑받지 못한 내면아이

웰빙팡팡 2021. 11. 25. 17:09

지난 포스팅에서 '나'와 '나 자신'과의 거리가 가까운 것이 건강하다고 알려드렸어요.  그리고 저는 이 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우리의 인격에는 '어른'과 '아이'로 구별되는 두 측면이 있다고 바꿔 말해보도록 할게요. (아래에 지난 포스팅을 링크 걸어둘게요^^)

2021.11.24 - [나를 알아가기] - 당신이 혼자라고 느끼는 이유

 

당신이 혼자라고 느끼는 이유

저는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그 느낌의 근처도 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려고 애를 쓰죠. 하지만 24시간 누군가와 같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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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격 안에는 '어른'과 '아이'가 있어요. 안에 있기에 '내면어른'과 '내면아이'라고 부릅니다.

이 두 부분이 잘 연결되어 있고 서로 사이가 좋을 때 우리는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상처를 입거나 어떤 장애 때문에, 혹은 제대로 계발되지 못한 탓에 이 두 부분의 사이가 멀어지고 벽이 생기면 우리는 공허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각각의 부분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내면 아이를 말이에요.

 

내면 아이란 

내면 아이는 우리의 본능적 부분,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내면아이는 오직 하나뿐이지만 두 가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면어른에게 사랑받을 때의 내면아이와, 내면어른에게 사랑받지 못한 채 비난당하고 버림받는 내면아이. 내면아이는 내면어른에게 사랑 받든가 그렇지 않든가 둘 중 하나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내면아이, "난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참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절절한 고통을 낳는 감정이에요. 어린 시절에 부모나 다른 어른들에게 거부, 모욕, 버림, 학대를 당하면, 버림받았다는 고통이 너무 끔찍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러한 고통을 다시 느끼지 않으려고 내면어른은 내면아이와 관계를 끊어버립니다. 자신을 보호하려고 내면어른이 내린 결정이죠. 그 결정은 수치심, 무시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내면아이와 분리됩니다. 그 결과 내면아이는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받았다는 감정에 휩싸이고 내적으로 심한 외로움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심한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자신이 부족한 존재가 아니라면 외적으로 존재하는 어른(대개는 부모)도, 내면어른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외적, 내적 분리로 인해 내면아이는 강렬한 공포, 죄의식, 수치심과 함께 이 세상에 자기 혼자라는 감정과 내면의 외로움에 시달리게 됩니다. 결국 작고 연약한 이 내면아이는 이러한 두려움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투사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거부당하고 버림받을 것이라고 믿거나 그들이 자기를 통제하려 든다고 의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버림받은 내면아이는 항상 자신이 잘못할까봐 두려워요. 자기가 잘못해서 거부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꼭 해야 하는  일'과 규칙을 틀림없이 완벽히 이행하면 거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중독됩니다. 완벽주의, 그리고 잘못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내면의 아이와 어른이 분리되었을 때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징후입니다.

 

버림받은 내면아이는 외적으로 버림받은 데 따르는 외로움을 달래줄 내면어른이 없기 때문에 한없는 공허와 외로움을 느끼고 비어 있는 내면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중독에 빠져듭니다. 술, 약물, 음식, 설탕, 카페인 따위에 대한 물질 중독. 사람에게 집착하는 사람 중독과 사물 및 행동 중독 등의 중독 말이에요. 끊임없이 밀려드는 고독과 외로움이 일으키는 끔찍한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빠져드는 것입니다. 때론 남들의 승인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내면어른이 사랑을 주지 않을 때 나 자신이 그런대로 괜찮고 사랑받을 만한 인간인가라는 판단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타인들의 승인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착한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내면 아이는 좋은 사람, 또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는 등 매우 어른스럽게 행동합니다. 맹목적으로 순응하고, 돌보고, 남이 자신에게 선을 넘는 것을 허용하는 등의 이 행동은 다음과 같은 잘못된 신념 때문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원하고 느끼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훨씬 더 중요해.

내가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면 다른 이들도 나를 사랑해줄 거야"

 

이런 태도는 버림받은 내면아이가 사랑을 얻고 거부당하거나 버림받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행하는 방식입니다. 버림받은 내면아이는 이렇게 자신을 보호하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그런 노력들은 더욱 극심한 내적/외적 외로움을 낳기만 할 뿐입니다.

 


상상해보세요. 당신 앞에 어린 아이가 한 명 서 있습니다. 공포에 질려서 덜덜 떨고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사랑받아 마땅할 이 아이가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으며 학대받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너무 무섭게 느껴져요. 자신을 지켜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이 아이가 당신 안에 있나요? 제 안에는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참으로 안쓰럽고 미안해서 이제와서 말 한마디 걸기도 염치없게 느껴지는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오늘 당신이 할 일은 이 내면아이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어디에 숨어서 떨고 있는지 찾아보는 거예요. 내면아이를 한번 소리 내어 불러보세요. 자신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는 것과 같아요. 아마 사이가 멀었던 시간이 오래되었을수록, 아이는 쉽게 나타나지도, 대답하지도 않을 겁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에요. 하지만 이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