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5

감정 조절이 안돼요

자존감과 감정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살면서 겪는 문제 대부분은 감정과 연결돼 있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조절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죠. 그러나 그 중요도에 비해 의외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조절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합니다. 제가 상담을 받을 때 상담사가 주로 제게 질문했던 것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어요?"였습니다. 그럼 잠시동안 가만히 내 감정을 되짚어보죠. 그런데 이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50분의 상담이 끝나면 두통이 밀려오고 체력이 소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감정을 표현하는 일 자체가 큰 스트레스였던 것 같습니다.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를 떠올리는 것이 싫었어요. 회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꽤나 자연스러..

적당한 거리가 나를 지켜줍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사람들의 80퍼센트가 그 이유로 '인간관계'를 꼽았다는 뉴스는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인간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일입니다. 회사에서 뿐 아니라 친구 간, 부부간, 부모 자식 간, 고부간 관계 모두 인간관계입니다. 인간관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거리감입니다.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거나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는 빨리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나랑 맞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안 맞는 사람에게는 집중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내가 밀어냄과 동시에 나도 밀려나가는 것이 이 원칙입니다. 내가 누구를 공격하면 그만큼 내 마음도 공격을 당합니다. 남을 아프게 할수록 나에게도 데미지가 쌓이는..

심리학 책을 아무리 읽어도 자존감이 그대로인 이유에 관하여

성장기가 불우했던 사람들은 많은 경우 걱정거리를 안고 삽니다.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특히 그 불행이 가정에서 비롯했거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들의 걱정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합니다. 자주 싸운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도 결혼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고, 폭력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시달리며, 도박이나 술 중독에 빠진 부모를 둔 자녀는 자신도 중독자가 되거나 배우자가 중독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시달립니다. 나아가 이런 감정 상태로 제대로 된 사랑이나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습니다. 자주 ..

결정 장애에 빠진 사람들

결정을 잘해야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사소한 것도 잘 결정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살면서 어떤 고민이 생기면 우리는 누군가를 찾아갑니다. 믿을만한 사람을 떠올리고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줄 것 같은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고민이 해결되든 말든 그건 나중 문제입니다. 일단 털어놓기라도 하면 기분이 나아지고 고민도 해결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든 손을 내밀면 받아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나를 믿을 수만 있다면 인생은 참으로 편해집니다. 고민이 생길 때마다 다른 이를 찾아 나서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고, 약점을 잡히지 않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묻고, 해결책을 찾아내고 "..

미움받을까 두려워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

유난히 밝고 호의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등장할 때부터 남들의 시선을 끌고, 사람들도 관심을 보입니다. 처음 만날 때 그는 평생 우정을 함께할 것처럼 행동합니다. 내게 반하기라도 한 듯 무척 친밀하게 대하고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기도 합니다. 나도 금세 그와 친한 사이가 된 것 같죠. 그런데 막상 뒤돌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들은 우리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진짜 친해졌다는 느낌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좋은 모습만 보이면 쉽게 친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말 친한 관계란 나쁜 모습도 용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받고 싶어 vs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 많은 사람들이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타인에게 ..

이별이 무서워 떠나지 못하는 사랑

이별을 유난히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 이상 만나길 원치 않는데도 헤어지기 두려워서 관계를 못 끊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사랑을 힘겹게 이어갑니다. 심지어 무시받거나 폭행을 당하면서까지 상대를 떠나지 못하기도 하고, 적잖은 돈을 빌려주고는 갚으라는 말을 못하기도 합니다. 자기 권리를 주장하면 상대가 떠날까 봐 두려워서이기 때문이지요. 이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이별을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 낙인 찍습니다. 헤어지면 인생이 곧 끝나기라도 할 듯이 여깁니다. 그래서 뭐가 힘든지 실감하기도 전에 좌절부터 합니다. "이 엄청난 일을 당했으니 난 이제 어떻게 살죠?" 하는 식입니다. 이 사람들이 지닌 핵심 감정은 대개 '외로움'입니다. 혼자 있는 것은 외로운 것이며, 외로움은 곧 괴로움이라고 간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