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도서관/자존감 기르기

자존감 수업을 시작합니다

웰빙팡팡 2022. 3. 1. 21:54

저는 자신에 대해 알아갈수록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어김없이 떠올려야 했습니다. 그만큼 인생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만족하고 있는가'에 대한 지표는 정말 중요하니까요. 사실 행복해지는 과정은 곧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을 때는 자존감이 가장 저하되어 있었을 때일 것입니다. 

 

 

 

팔다리가 마비되고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등의 신체증상이 과도하게 나타날때즘부터 저는 약물 및 상담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깊은 슬픔과 고통을 외면하려고 주변에 둘렀던 두꺼운 방어막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제 머릿속을 지배하던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나는 한심하고 멍청해. 내 자신이 너무나 가증스럽고 더러워"

 

 

애써 외면하려던 생각들이 팝콘처럼 팍팍 튀어 오르면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왜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는지 이해되더군요. 그만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제 자신을 미워해왔습니다.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뭘 해도 '뒤쳐지는 기분'이 들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무기력해졌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저를 보며 한심하다며 혀를 끌끌 차곤 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그리고 공황장애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약물치료 초기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매 순간을 그저 버티기만 할 때즘, 지인이 저를 위로하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언니, 고생했어. 너무 잘했어.

감당하기 힘든 사실을 외면했던 것도 살려고 언니가 선택한 거야.

정말 잘했어"

 

그 말이 참 따뜻했습니다. 내가 고생했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고 살기만 한 줄 알았는데,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애썼던 거구나. 그때 저는 제 자신에게 처음으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매일 산책을 하며 '날 사랑해'라는 말을 되뇌고 거울을 보며 똑바로 제 눈을 마주치는 연습부터 시작했습니다.  지인 역시 힘든 성장 과정을 거치고 몇 년 전 자살시도를 하다 살아났는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저를 많이 위로해주고 이해해줬던 것 같습니다. 지인이 거쳤던 시간을 알기 때문에 제게 해 주었던 그 말은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고생하셨어요. 잘하신 거예요.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그 모든 시간을 거치고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고생한 녀석이잖아요.

정말 잘하셨어요"

 

 

스스로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예뻐할 정도가 되기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그래도 이만큼 달려왔으니 또 이만큼 달려갈 수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스스로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인지 더 이상 이론으로만 알지 않고, 가슴으로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달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처음 약물 치료를 받을 때보다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스럽게 느끼게 된 지금, 이번 포스팅을 시작으로 제가 특별히 '자존감'과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한 권의 책과 저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 책의 이름은 '자존감 수업'입니다.

자존감과 관련해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처럼 실제적으로 일상에 적용하도록 독자에게 도움을 주는 책은 없다고 느낍니다. 내용도 이해하기 쉬워서 어렵지 않게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가볍게 읽기도 했고, 공부하듯이 읽기도 했습니다. 페이지 구석구석에는 읽을 당시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 경험을 짧게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읽을 때는 그때 적은 생각들을 보면서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뭐 어떤 방식으로 읽든지 상관없습니다. 책을 사지 않고 쭉 저와 함께 포스팅을 보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제가 도움을 받았던 방법을 소개해 드리는 것뿐이니까요. 일단 오늘은 스스로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잘했다고 격려해주세요. 그러고 나서 느껴지는 그 느낌을 꼭 기억하세요. 분명히 시간이 지나고 나서 똑같은 말을 자신에게 했을 때, 그때에는 가슴으로 강렬하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당신과 나 자신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