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도서관/자존감 기르기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

웰빙팡팡 2022. 6. 22. 14:49

자신을 사랑할 수 없으면 퍽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야단맞는 느낌이고 매사 비관적이 됩니다. 반면 자신을 사랑하면 인생이 심플해집니다.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 자신감이 타인과 있을 때 생기는 불안감을 없애줍니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무관심한 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가까운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거나 연인에게 무관심하면서 행복하기란 어렵습니다. 가족이나 회사 동료 중 미운 사람이 있어도 마음은 불편해집니다. 하물며 그 싫어하는 대상이 자신이라면 어떻겠습니까. 말하고, 행동하고, 먹고 잠자는 모든 순간 싫은 나와 마주해야 하니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싫어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봐야 하니까 말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이런 이유로 알게 모르게 짜증이 나있습니다. 무기력한 내가 싫고, 키가 작은 내가 싫고, 뚱뚱한 내가 싫고, 성격이 모난 나에게 화가 납니다. 그럴 때마다 서슴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고 남들과 비교하죠. 누군가 내 등에 업혀서 하루 종일 나를 비난하고 남들과 비교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귀에 꽂혀 속삭이듯 "너는 못났어. 너는 남들보다 무능해"라고 세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남에게 비난을 들으면 도망이라도 칠 수 있는데 자신을 미워하면 그게 안 됩니다. 하루 종일 잔소리를 듣게 되고, 그 경험이 쌓입니다. 숱한 비교와 비난 속에서 자존감이 낮아진 사람은 생각이 자꾸 비관적인 쪽으로 흐르기 쉬워집니다. 

 

이에 반해 자신을 사랑하는 이의 인생은 상당히 수월해집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위안이 되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고 격려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했던 어떤 행동을 되짚어보며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근심과 불안에 빠질 일이 없습니다.

 

이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세웁니다. 평소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때문이죠. 건강한 사람은 감기에 걸려도 빨리 면역력을 회복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마치 기운을 북돋우고 위로해주는 친구를 곁에 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곧 나의 든든한 보디가드이거든요.

 

 

"괜찮아"라고 말해주기

 

인생을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면 평소 자신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해줘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남들과 경쟁하고, 비난당하며 살아오느라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이상하고 부족한 사람으로 매도해왔습니다. 우리의 자아는 억울함과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위로를 해줘야 합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관대해져야 하고 합리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혹자는 자기 위안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할지도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자기 위안에 빠져도 괜찮다고 오히려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당신은 잘못한 게 없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져 있어도 괜찮습니다. 그 덕에 더 노력할 수 있었고, 때론 무기력에 빠져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저 괜찮다고, 그동안 수고했다고 얘기해주면 됩니다.

 


 

저희 집 거실 한쪽 벽엔 작은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습니다.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적는 용도로 사 둔 것이죠. 수 개월동안 그 보드에 많은 것을 쓰고 지웠습니다. 일일 계획과 주간 계획을 목록으로 작성했는데 그 내용의 양은 보드에 여백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들이 이뤄진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였습니다. 목록을 이행하는 것보다는 목록을 만들어서 불안감을 없애려는 목적이 컸기 때문이죠. 여백 없이 빽빽이 채워진 그 화이트보드를 보고 있자면 더 무기력해지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더군요. 내용이 없으면 불안하고 있으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저는 화이트 보드의 내용들을 다 지워버렸습니다. 사실 적지 않아도 때가 되면 해낼 수 있는 일들이었습니다. 재활용 버리기, 음식물 버리기, 물 마시기, 아침마다 이불 털기 등등의 내용들 말입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가 한심해 보여서 뭐라도 채워 넣으려고 적은 내용들이었죠. 다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문장을 적었습니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이렇게 적어놓고도 한동안 화이트보드를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는 것이 무서웠거든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 문장을 우연히 보게 된 제 남편이 이렇게 한 마디 하더군요.

 

"그래! 저거야.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저거라구! 당신 정말 잘했어!"

 

그렇게 해도 되는 거구나. 남편의 말을 듣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자주 화이트보드를 쳐다봐 주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화이트보드의 내용은 저 문장 그대로입니다. 대략 한 달 정도 된 것 같네요. 다른 내용들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인생에 "괜찮다"는 말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모릅니다. 만일 당신이 스스로에게 괜찮다는 말을 하는 것조차도 버거운 상태라면, 집안 구석구석 잘 보이는 곳에 괜찮다는 한 마디를 적은 종이를 붙여보세요. 조금씩 이 말에 적응하게 될 겁니다. 내 자신이 밉고 쓸모없어 보여도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할 용기가 조금씩 생기게 될 겁니다. 충분히 자신에게 관대해져도 됩니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으니까요.